최근 아파트 설계에 국내외 유명 건축가가 참여한다는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2005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긴 이후 그 수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주거 경험이 이뤄지는 아파트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최근 출간된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는 한 아파트 단지를 관통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단면을 드러내는데요. 이 책을 중심으로 서성진 도서출판 마티 편집장, 박정현 건축평론가(도서출판 마티 전 편집장)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196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SPACE에서 게재했던 아파트 관련 기사들도 무료로 읽어보실 수 있도록 2주동안 열어드리고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으니, 끝까지 놓치지 마세요!
Interview
아파트라는 하나의 세계: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와 케이 모던 시리즈
인터뷰 서성진 도서출판 마티 편집장, 박정현 건축평론가 × 「SPACE(공간)」
👩"한국에서 ‘재건축’을 건드리는 책은 많지 않아요. 이 책 역시 재건축이라고 하는 한국만의 독특한 시스템 자체를 건드리지는 않아요. 하지만 재건축 사업이라는 게 얼마나 복잡다단한지, 얼마나 정보가 편재되어 있으며 한편으로는 숨겨져 있고, 일반 조합원들이 접근하기에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요. 저자가 처음에 원고를 가지고 왔을 때 ‘하지만’이라는 접속사가 정말 많이 등장했어요. 역접이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스토리인 거죠."
👨"아파트는 한국 건축의 실패 현장이죠. 이렇게 수명이 짧은 현대건축물이 또 있을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의도된 실패일 수 있는 거죠. 또 지어야 하니까. 개인 건축가의 이름이 아파트를 바꾸는 데에는 질적 차이를 못 낸다고 생각해요. 평면이 좀 달라질 수는 있는데, 건축적 가치가 사회문제를 바꾸는 데 기여하는 건 별개의 이슈이니까요. 아무리 유명한 외국 건축가를 데려와도, 건축가의 이름이 위계와 구별을 더 강화하는 데 동원되는 거죠."
👨"이때까지 모더니티를 논할 때, 물질 문화를 비교적 소홀히 다룬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960년대 박정희 시대에 대해서도 경부고속도로나 포항제철소를 포괄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논하는 시선은 드뭅니다. 1990년대를 다룰 때 서태지와 장정일은 얘기하지만 가전 제품 이야기는 안 하잖아요. 이런 틈새를 찾고 싶었습니다.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이 물질 문화를 다루는 데 능숙한 분들의 작업을 먼저 소개하려 합니다."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아파트' 자체만이 아니라 '아파트단지 환경'에 기인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공공부문에서 책임지고 가꾸어야 할 도시 공공공간 환경이 취약한 가운데 개인은 기반시설과 녹지 환경을 사적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응한 것이 '아파트단지'였던 것이다."
"전통적인 이해 방식은 아파트를 하나의 집의 연장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아파트는 더 이상 집의 연장이 아니다. 이제 집은 살기 위한 기계가 아니라 보기 위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보는 주체는 '나'가 아니다. 그것은 '타인' 이고 따라서 아파트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나의 몸이 아닌 타인의 시선 속에서 정의되는 상품이 되었다."
🎁EVENT
참여 방법 | 월간 SPACE에 게재되었던 아파트 관련 기사를 읽은 후, 아래 방법 중 선택해서 후기 남기기
① 월간 SPACE 공식 SNS(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으로 DM 전송
② 뉴스레터 보낸 이메일 계정(spacemagazine00@gmail.com)으로 회신
참여 기간 | 2023년 8월 18일 ~ 8월 31일
당첨 발표 | 2023년 9월 1일 뉴스레터 공지 및 개별 DM
당첨자 및 혜택 | 3명을 추첨해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증정
🏢아파트 덕후라면 좋아할 만한 소식
'아파트 사진 찍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트위터 계정 @CDAPT0. 전국의 오래된 아파트 사진을 주로 올립니다.
지난 주에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