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적층, 최대 전용 면적과 용적의 확보, 빤빤한 볼륨, 외계와의 접속이 차단된 깊숙한 내부, 기계적으로 반복한 경직된 배치. 이는 생산과 공급의 메커니즘, 그리고 상명하달식 전체주의 속에서 불문율처럼 굳어져버린 것들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유현준의 네 작업은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한다. (...) 생산의 논리가 지배하는 건축과 도시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반동적인 구성이 네 프로젝트 모두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반동적 구성의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호미(2023)와 스머프 마을학교(2021)다. 전자는 구성, 지역성, 초지역성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후자는 비정형적인 기하학과 삶의 다양성 사이의 관계를 묻게 한다.
5월 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이 개최됐다.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개인 소장품이 포함된 300여 점의 까르띠에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순회전이다. 전시 공간의 디자인은 “아주 오래된 소재를 다루는 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새로운 시도”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건축 작업을 이어가는 일본의 건축사무소 신소재연구소(공동대표 스기모토 히로시, 사카키다 도모유키)가 맡았다. 그들은 까르띠에의 컬렉션을 ‘시간’이라는 콘셉트 아래 전시 공간에 담아냈다. 신소재연구소의 사카키다 도모유키를 만나 더욱 구체적인 전시 공간 디자인의 의도를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