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2019년에는 저희 SPACE가 52주년 창간기념호의 주제를 '여성 ( ) 건축'으로 잡고 한 호를 통 크게! 여성과 건축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는데 할애했습니다. 제목의 (괄호)는 여성과 건축 사이 관계를 형성하는 여러 단어를 의미합니다. 다섯 명의 전문가들로부터 공간과 성별, 페미니스트 도시 연구가, 미국의 여성 건축가 단체와 교육 환경 등에 관한 글을 받고, 현장에 있는 여섯 명의 여성 건축가들과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페미니즘은 이제 일부의 목소리가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들려옵니다.
2020년 설립된 여성 건축인 모임 ‘SOFA(Society of Feminist Architect)’는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서로 연결되고 연대하는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BRM이 명백히 여성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였다면, 이들이 도모하는 프로젝트는 '주제'가 아닌 '주체'로서 연대하는 여성 건축인들이 모여 관심을 가지는 것에 집중합니다. 얼마 전에는 '준공마블'이라는 보드게임을 선보였어요. (이건 조만간 vmspace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또한 근현대 건축에 대한 아카이빙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 목천문화재단이 최근 공개한 '동시대 건축의 현장' 영상 시리즈는 여성 건축가 11팀을 기록했습니다. '아파트 생태계' 등 건축 다큐멘터리를 찍어온 정재은 감독이 여성 건축가들이 일하는 현장과 그 방식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쭉 정리해 2029년쯤에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여성 ( ) 건축' 특집 2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앞으로 여성과 건축 사이에 어떤 단어들이 자리잡을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