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대안적 주거의 가능성을 찾다: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국민평수>
🚶자연을 자유로이 거닐고자: 이진혁
👉EDITOR'S PICK
FRAME
Critique
이우집, 지현네 내부 Image Courtesy of bus architects
유쾌한 ‘bus’의 진솔한 운행
글 조정구
실무도 얼마 익히지 않은 청년들은 독립해 사무실에서 같이 살며 건축을 했다. 한옥에서는 처마를 배우고, 이사한 후암동에서는 남산을 산책하고 가끔 백범김구기념관 옆에서 공차기도 하면서 “매일같이 사소하게 건축 얘기를 하며” 살았다. 그 대화가 10년이 쌓여 비유에스의 태도와 결이 되었다. 둘러보고 나니 허세가 없이 진솔하고, 새롭고 아름답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느낌과 기억에서 출발해, 건축의 언어를 만들고 새로운 건축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유쾌한 열정과 창의력이 놀랍다. 누군들 비유에스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대안적 삶은 어디에 있을까? 아파트 공화국, 아파트 키즈,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당연하고도 만연한 사회 현상이다. 지난 7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전시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은 익숙한 삶의 풍경에 반기를 들고, 다른 형태의 주거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편, 9월 28일 광운인테리어에서 열릴 예정인 전시 <국민평수>는 너무나도 익숙해 깊게 살펴보지 않았던 아파트 평면을 살핌으로써 대안적 일상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이진혁 소장은 소와요 건축사사무소를 “위안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간다”고 소개합니다. 독립 후 제대로 자리 잡기 전에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읽었던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서 건축사사무소 이름을 따왔다고 하는데요. 자연과의 접점을 고민했던 내수면 관상어 비즈니스 센터(2024), 기존의 건축물을 최대한 존중하는 리노베이션 작업에서도 이름을 지은 계기와 맞닿는 지점이 있는 듯 합니다.
세상사를 떠날 수만 있다면, 외딴 숲에서 어딘가에 푹 빠지고 실컷 산책하고 싶다는 이진혁 소장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오늘의 건축가’는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저마다의 건축을 모색하는 젊은 건축가를 만나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 기사입니다. 그들은 무엇을 좋아하고, 탐색하고, 고민하고 있을까요? 젊은 건축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보다는 각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인터뷰는 대화에 참여한 건축가가 다음 순서의 건축가를 지목하면서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유경 기자입니다. 9월 추석까지 덥고 습한 날들이 계속되어서 그런지 올 여름은 유난히 힘든 계절이었어요. 타들어가는 햇볕에 땀이 줄줄 흐를 때면 ‘주말에 얼른 짐 싸서 바닷가나 가야지’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게 되더라고요. 코로나 즈음부터 ‘마음 답답하면 바다 보러 떠나자’는 모토로 살고 있는데, 놀랍게도(?!) 한 달에 두세 번은 꼬박꼬박 동해로 향하는 일상을 몇 년째 지속하게 됐네요.
동해에서 만난 장소들 중 구독자님께 소개하고픈 (실은 나만 알고 싶은) 마음이 가는 책방이 있었답니다. 동해시에 위치한 ‘책방균형’이에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책방지기님이 서울 생활을 접고 가족과 함께 이사를 와서 그토록 바라던 책방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당신을 위해”라는 소개 문구가 책방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는 것 같지 않나요?
제가 이곳을 애정하는 이유는 (마음씨 좋은 책방지기님과 책 큐레이션도 한몫하지만) 공간이 주는 정취 때문이예요. 거친 텍스처를 그대로 놓아둔 천장과 벽, 바닥 그리고 세심히 신경 쓴 가구의 나뭇결이 뒤섞여 독특한 아늑함을 주거든요. 오래된 한약방이었던 상가 1층을 책방지기님이 직접 철거하고 시공해 완성한 공간인데, 한약방에서 쓰던 한약장과 약재통에 앙증맞은 기념품과 문구류를 올려놓은 모습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죠.
지난 봄에는 서재원 소장님의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으로 이곳에서 지인들과 독서모임을 진행했는데요. 과거를 새롭게 재발견하는 책의 내용 때문인지, 도시와는 다른 시간이 흐르는 바닷가 마을과 책방 풍경에 더 깊이 빠져든 시간이었답니다. 공간을 꾸민 책방지기님의 솜씨와 감각에 모두 감탄하면서 말이죠! 글을 쓰면서 휴대폰을 열어 책방 사진을 찾아 보고 있으니… 묵호행 기차를 검색하고 있네요. 아직 표가 남아 있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