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리우 지아쿤의 2025 프리츠커상 수상 소식이 건축계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지난해 야마모토 리켄에 이어 아시아계 건축가가 연달아 수상했죠. 리우 지아쿤은 SPACE의 단행본 브랜드 '공간서가'가 서울대-목천 강연 시리즈로 일찌감치 주목했던 건축가입니다. 수상 소식을 계기로 책을 펼쳐보며 그가 소설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리우지아쿤』에서 소개한 프로젝트와 글 일부를 전합니다. 그가 어떤 건축가인지, 어떤 작업을 했는지 궁금하다면, 오늘 뉴스레터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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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지아쿤은 1999년 지아쿤 아키텍츠를 설립하고, 건축, 도시, 조경,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설치미술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회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적 맥락 및 토속적 장인정신을 존중하면서 민간의 지혜에서 영감을 얻어 리얼리즘 관점에서 동시대 건축적 쟁점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또한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추구하며 중국 전통문화의 정신을 건축 언어로 번역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많은 프로젝트에서 중국인의 일상생활과 도시 문화 공간 사이의 상호관계를 조명했으며, 건축가로서 공공의 필요에 봉사하기 위한 방법으로 건축에서의 적절한 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
제15회 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해 다수의 국제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했으며 제7회 아시아 건축사협의회 건축상 우수상, 2003년 중국 건축&예술상, 아키텍처럴 레코드 매거진 차이나 어워드, 중국건축협회의 건축디자인 극동 어워드, 아우디 아트디자인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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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빌리지는 공공 공간이 부족한, 평범한 넓은 주거지에 위치한다. 활발한 가로 활동을 유도하고 내부 공공 영역을 확보하고자 웨스트 빌리지에 도시설계 규정을 반영한 중앙집중형 배치계획을 적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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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저우 황실 가마 유적 공원 및 황실 가마 벽돌 박물관(2016)
"쑤저우 샹청구에 있는 황실 가마 유적은 본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박물관은 효과적인 유적 보호를 위해 사방을 막았고 중국의 전통 정원의 공간을 닮은 중앙집중형 구조를 적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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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2002, 2003)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은 개인이 수집한 불교 석상들을 소장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 전통 정원과 유사한 공간 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람객은 박물관을 둘러보는 동안 자연물과 인공물을 번갈아 경험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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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이산 추모관(2009)
"1993년에 태어나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대지진에 희생된 두장옌 고등학교 여학생 후후이산(胡慧姗)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추모관의 형태는 당시 피해 지역에 설치되었던 구호 천막에서 영감을 받았다. 추모관은 상징적 형태에 대재난의 기억을 녹여내며 한시적인 무언가를 영속적인 존재로 바꾸어 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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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방 박물관(2013)
"박물관은 국가 문화재로 인정받은 1930년대 양조장과 현재까지 사용 중인 지하 저장고를 비롯한 명청시대 유적들을 품고 있다. 이들 유적을 보호하고 존중하기 위해 박물관 디자인은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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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혁명 시계 박물관(2007)
"박물관 디자인은 이러한 상업과 문화의 상호의존성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내세운다.소장품을 반영한 세 가지 유형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은 상업 프로그램의 중심에 삽입되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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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펜타인 파빌리온 베이징(2018)
"힘을 표현 주제로 삼은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휘어진 활에 내재된 거대한 힘에서 영감을 받았다. 인장력을 표현한 ‘활 모양 아치’는 유연하고 정적이며 아름다운 초승달 형태에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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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akun Architects/Xia Zh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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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西중국에서 건축을 하고 있다
리우 지아쿤
"건축설계는 글쓰기와 닮았다. 둘 다 디자인과 창작의 결과물이다. 우선 콘셉트를 정해야 한다(최종적인 이미지는 보통 초기 단계에 떠오른다). 다음으로 작품에 합리성을 부여하거나 결과물을 뒷받침하는 당위성을 구축한다. 이는 글의 플롯을 구성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주제, 테마, 구조, 시퀀스, 속도, 전조, 장치, 응집력, 디테일…
건축설계는 글쓰기와 매우 다르다. 둘은 물질의 산물 대 단어의 산물, 즉각적 시각 효과 대 순차적 이해, 서사의 자유 대 서사의 구속으로 대비된다. 건축설계에서는 생략법을 사용할 수 없고 수사적 표현만을 위해 그린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건축은 단 한 사람의 성취가 아니며 사회적 자산이 된다. 건축은 영화감독이 하는 일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나쁜 디자인은 서랍 속에 처박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축은 생명과 관련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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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된 재료, 이야기가 된 건축
김승회
"리우지아쿤의 건축은 형태로 감지되지 않는다.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이하 석조조각 박물관)과 수정방 박물관에서도, 문화혁명 시계 박물관(이하 시계 박물관)과 웨스트 빌리지에서도, 그 건축의 형태를 카메라에 담는 데 실패했다. 그것이 실패가 아니라 당연한 결과라는 것을 답사를 마치고 나서 깨닫게 되었다. 그의 건축은 건물의 형태가 아니라 경험의 집합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는 그의 건축을 설명할 수 없다. 그의 건축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여러 개의 ‘공간 이야기’로 존재한다. 그에게 건물의 형태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달성한 뒤 남겨진 자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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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지아쿤』
전봉희, 존 홍, 최춘웅 기획·엮음 | 216쪽 | 182×257mm | 20,000원
‘서울대-목천 강연’ 아시아 건축가에 주목하다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건축가
차례
PROLOGUE
지역 건축가 리우지아쿤 | 전봉희
DOCUMENT
리우지아쿤과의 만남 | 서울대-목천 강연 운영위원회
ESSAY
나는 서중국에서 건축을 하고 있다 | 리우지아쿤
CRITIQUE
역사적 감각을 지닌 건축가 | 주타오
의미가 된 재료, 이야기가 된 건축 | 김승회
PROJECT
웨스트 빌리지
쑤저우 황실 가마 유적 공원 및 황실 가마 벽돌 박물관
수정방 박물관
문화혁명 시계 박물관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
서펜타인 파빌리온 베이징
후후이산 추모관
PROFILE
IMAGE L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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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어디서 책을 구매하나요? 저는 올해 들어서야 독립서점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SPACE의 기자들과 주말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독립서점 이야기가 꼭 나왔기에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마침 책을 좋아하는 친구의 제안이 있어 핑계가 생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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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용산역 아래 위치한 일각서점입니다. 4층까지 수고롭게 올라가니 귀여운 강아지들이 반겨줬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니, 한 사람의 생애를 분해해서 독서 목록을 만들어 놓은 듯했습니다. 이를테면, 한 책장의 콘셉트는 '서점지기의 근간을 이루는 주제들'이었습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독립서점은 주인이 큐레이션한 방식을 구경하는 재미로 가는 거라더군요.
이전까지 제 서점 경험은 교보문고가 전부였는데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추천했거나 당장 필요한 책을 키오스크에서 검색하는 것과는 아예 다른 경험이더라고요. 큐레이션된 책들에는 군데군데 밑줄이 그어져 있었는데, 남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친구는 만만한 게 시집이라고 하면서 표지가 예쁜 시집을 샀습니다. 저는 고민하다 책은 사지 않고 나왔지만, 앞으로 다양한 서점에 가볼 생각입니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길 10-11, 4층
🕰️화-금 13:00-20:00 / 토-일 12:00-19:00
-소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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