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10월호 프레임에서 소개하는 김재경+JK-AR의 치유의 집(2024) 경주의 도시계획적 틀 안에서 전통적인 외양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건물의 내부는 ‘보 없는 한옥’을 만들기 위한 구조 실험의 결과다. 김현대(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전통 목구조에서는 생경한 포인티드 아치를 더하거나 극단적으로 요소를 배제해가는 구조 실험이 전통성을 아방가르드적으로 역전시킨다고 평한다. 양수인(삶것건축사사무소 대표)은 때로는 비효율적이지만 독특한 구조적 기교를 보여주는 김재경의 건축에서 ‘경이로움’의 가치를 찾아낸다.
다양한 민간신앙과 종교가 서로 상응하면서도 기묘하게 교차하는 한국에서 영적 존재와의 조우는 지극히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영역에서 다루어져왔다. 지난 8월 26일 문을 연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강령: 영혼의 기술〉은 영혼의 실존에 대한 논증을 차치하고, 영혼을 믿고 또 불러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정신적 차원에 주목한다.
그동안 서구 그래픽 디자인사에 비해 평가되지 않았던 한국 그래픽 디자인사의 파편화된 사례들을 연결해 다층적으로 다룬 연구서다. 16년간 디자인 저술가로 활동해온 전가경(사월의눈 대표)은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출발선이었던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국의 그래픽 디자인과 시각 문화를 조망한다.
전가경 지음
안그라픽스 펴냄
다시 꺼낸 이야기: 『다시, 모형 속을 걷다』
불편하게 살기, 밖에서 살기, (동선) 늘려 살기—이일훈(1954~2021)은 ‘채나눔’이라는 설계 방법론을 통해 건축을 넘어 삶의 태도를 제안한 건축가였다. 『다시, 모형 속을 걷다』는 그가 생전에 펴낸 에세이집 『모형 속을 걷다』(솔, 2005)의 개정·확장판이다.
이일훈 지음 바다위의정원 펴냄
👉EDITOR'S PICK
안녕하세요. 에디터스픽은 처음이라 긴장한 신입 웹에디터 김혜린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한여름에 입사했는데, 어느덧 가을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직장, 집, 그리고 업무에 적응하느라 유난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즐기고 왔습니다. 재단장으로 인해 11월 폐쇄를 앞둔 노들섬에 자리를 잡고 싶었지만, 올해는 일반관람이 제한된다고 하더라고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이촌한강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공원에 도착하니 이미 돗자리와 사람들로 빼곡했습니다. 가까스로 자리를 잡은 뒤 불꽃이 터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책도 읽고, 도시락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어두운 하늘 위로 초탄이 쏘아졌습니다. 가슴이 울리는 듯한 폭발음과 황홀할 만큼 화려한 불꽃을 보니 ‘역시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터지는 불꽃과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가 어우러지니 서울 전체가 하나 되어 같은 축제를 즐기는 듯했습니다. 올해는 여의도로 몰릴 인파가 두려워 소극적인 자세로 이촌한강공원으로 왔지만, 내년에는 꼭! 여의도에 자리를 잡아 온전히 모든 불꽃을 눈에 담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불꽃축제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들섬 정류장에 들렀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발걸음을 멈추고 섬 주변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노들섬은 제가 유난히 좋아하던 사진 촬영지였거든요. 학부 시절 소모임에서 출사를 나왔던 것뿐만 아니라 개장 기념으로 교수님과 현장답사를 왔던 기억과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왔던 기억이 스쳐갔습니다. 지금의 노들섬 모습은 곧 사라지겠지만, 2년 후 더 좋은 공간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 혜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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