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편집부는 연희동 한 건물의 3층에 있고요. 옥상층이어서 작은 정원이 붙어 있습니다. 평소 이곳은 건물 내 흡연자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곤 하는데 지난주였나요. 눈이 펄펄 내린 날 편집부 식구들이 신나게 뛰쳐나가 눈싸움도 하고, 눈오리도 만들었습니다. 눈사람도 만들기에는 눈이 좀 모자랐는데 올겨울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기회가 올지, 이대로 봄이 올지 모르겠네요. 눈 깜짝할 새에 1월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으니까요. 잡지는 한 달을 앞서가다 보니 저희는 이제 2월호를 인쇄하고, 3월호를 준비합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마감 타이밍을 지나 1월의 끝을 잡고, 그간 쌓아온 이달의 소식을 보냅니다. Projects 서울공예박물관 설계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송하엽+천장환 서울공예박물관이 지난여름 개관한 후 많은 분들이 찾으시면서 전시 못지않게 공간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안국역 앞, 경복궁 옆, 인사동 맞은편에 위치하다 보니 박물관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더라도 오가며 보는 사람들도 많지요. 이곳은 과거 조선 시대 왕실의 별궁이 위치했던 곳이며, 박물관으로 리모델링 되기 전까지는 풍문여고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우대성 건축가는 이곳을 두고 "자리싸움의 전쟁터"라고 표현했습니다. "안동별궁의 흔적, 학교 건물, 담장과 마당, 새 집과 입구, 은행나무 그리고 공예와 공예품들의 자리까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학교를 에워싸던 담과 교문은 무장해제되었고, 학교라는 ‘시설’은 박물관으로, 건물은 새로운 쓰임을 받아내며 고쳐졌다. 왕실에서 학생으로 이제 시민들의 장소가 되었다. 모두를 위한 자리로 바뀌었다. 자리가 달라지면 바라보는 지점도 달라진다. 모두의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고자’ 만들었고, ‘지하의 역사 유적 보호를 위해’ 주차시설을 만들지 않았다는 안내를 한다. 유적 자리의 한계가 선명하고, 다섯 동 학교시설을 활용해야 하는 이곳에서 건축은 무엇을 했을까? 박물관이라는 쓰임의 결정을 넘어선 건축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예를 만나러 이곳에 온 이들, 열린 장소를 누리러 오는 모두의 자리는 어떻게 배려되었을까?" '터'의 성질에 주목하며 건물을 바라본 이야기 죽전동 회백나무집 설계 구보건축 + 홍지학 이에 건축가는 경사지붕 집이라는 가장 단순한 형태를 나무라는 원초적인 재료를 이용하여 담담한 이미지의 집을 계획했습니다.
도로에 면한 지하층은 목재로 된 볼륨을 지탱하는 단단한 콘크리트 기단이 되어 이 집의 현관을 형성합니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의 시퀀스를 만들기 위해, 건축가는 현관을 부지 안 깊은 쪽으로 끌어들여 현관으로 접근하는 기다란 진입로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문간채 역할을 하는 운동실이 집과 가로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하도록 계획했습니다.
긴 시퀀스로 디자인된 진입로와 현관을 지나 한 개 층을 올라오면, 중정 마당을 중심으로 밝은 빛이 집중된 1층 공간이 가족들을 맞이합니다. 1층과 2층은 중정형 마당을 지닌 ㄷ자 평면으로 1층에는 다이닝, 마당, 거실이, 2층에는 건축주 부부와 두 딸 각자의 방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 2022년 첫 '리-비지트 SPACE'에서는 고려대 김현섭 교수가 「SPACE(공간)」 창간호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봅니다. "‘공간’이라는 잡지 제목은 사내공모의 결과였다. 당초 김원이 응모한 ‘인간공간(Spazio Humanus)’이 제목으로 선택됐고 김수근도 흡족해했다는데, 길다는 의견이 있어 ‘공간’으로 축약됐다는 것이다. (...) 창간호부터 100호(1975년 9월호)까지 달린 부제목 ‘건축·도시·예술’은 잡지의 내용적 범위를 보여준다. 잡지 제목 못지않게 창간호에서 고심했던 것은 표지 디자인이었던 듯하다. 결국 표지는 최소의 정보만 남긴 채 백색으로 비워졌다. 앞으로 어떤 사진이든 그림이든 글이든 다 싣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몇 년 전 UIA 행사에 참여했을 때, 한 외국인이 찾아와 'SPACE'가 무슨 뜻이냐 물어서 "아니...건축잡지 제호가 'SPACE'라는데 무슨 설명을 더 해야 하지?" 잠시 당황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저희 이름에 이런 역사가 있는지 이번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이것이 리-비지트 시리즈의 묘미겠지요😊 참고로 2월까지 창간호 e매거진 또한 무료로 보실 수 있도록 열어두었습니다. Books '건축 시뮬레이션의 시대와 도면의 죽음'이라니, 꽤 자극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표현 수단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가 그려야 하는 도면을 대체하는 기술(시뮬레이션)이 도입되면서 건축가 역할이 줄어드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pp.109–110 "도면작업을 하면서 디자이너가 경험한 내용이 도면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도면을 보다 보면 그것을 창작하게 된 프로세스가 읽힐 때가 있다. 도면을 보는 사람은 그것을 단순한 이미지로 보기보다는 어떤 디자이너가 직접 손으로 아이디어와 의도를 숙성시켜 작업한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에 의미가 있다. 도면에 나타난 선들의 굵기와 힘, 음영처리의 손길은 디자이너의 세심한 감성과 경험치를 보는 이로 하여금 가까운 거리에서 같이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 되며, 순간 디자이너의 위치에 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개인의 필체 같은 자기 자신만의 스케치 방식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에 최적화된 나름의 건축 아이디어로 효과적인 표현을 하게 된다. 건축가의 도면에 나타난 개성은 추구하는 디자인의 방향과 밀접한 영향 관계에 있기 마련이고 도면의 내용과 설계의 성격 전반이 또한 그런 관계에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얼핏 생각하면 도면은 일종의 통일된 형식을 가지고 있어 다 비슷할 것 같지만, 투고되는 작품의 도면들을 보고 있자면 사무소마다 다른 방식이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도면만 봐도 '이건 어디 거다!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안 되지만요ㅎㅎ 건축가의 창의적 표현의 수단임은 분명합니다. 책의 결론 또한,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역설적으로 디자인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건축가의 '창의적 사고 능력’은 건축가 고유의 영역임을 강조합니다. ‘도면의 죽음’은 ‘건축가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활발한 토론과 담론의 장을 이끌기 위한 화두인 것이죠. 책을 번역한 이준석(명지대학교 교수)을 만나 책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 원맨원북 북토크: 『가가묘묘』 정림건축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원맨원북' 북토크 프로그램에 공간서가의 『가가묘묘』가 함께 합니다. 저자 박민지, 박지현, 조성학 님을 모시고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선착순으로 30분 모시니 잊지 말고 사전신청 해주세요! 일시: 2022년 2월 10일(목) 저녁 7:30-~9:00 형식: 온라인(줌) 라이브 토크 @정림건축문화재단 참가비: 무료 Interviews 12번째 릴레이 인터뷰에 건축사사무소 IWMW의 백인화 백명화 소장님 두 분을 모셨습니다. 자매가 함께 건축을 하고 있는데요👭 부부가 함께 사무소를 운영하시는 경우는 꽤 있지만, 자매는 처음 보는 케이스 같습니다. 자연스레 패밀리 비지니스의 장단점에 대해 여쭤보게 되었어요. 두 분이 싸우거나 부딪히는 경우는 잘 없어요? 백명화: 종종 싸워요. 그런데 일 때문은 아니고 말투와 태도가 문제인 사소한 다툼이라 금방 풀려요. 백인화: 낯선 사이였으면 첫 번째 싸움, 두 번째 싸움 이런 게 다 기억날 텐데 저희는 10020번째 싸움 이런 수준이니까 싸움에 큰 의미가 없어요😅 백명화: 같이 일하는 인턴이 있는데, 그분이 사무실에 계시면 저희가 확실히 덜 싸우게 돼요 백인화: 기분 상하는 말을 쉽게 내뱉지 않게 돼요. 우리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있을 때 장점이 많다는 걸 느껴요. News 💌 A Note from the Editors ![]() 안녕하세요~! 유튜브로 종종 인사드렸던 인턴기자 K입니다. 풀이 파릇파릇하고 햇빛이 작열했던 여름에 와서 눈싸움도 하고 눈오리도 만들다 계절을 건너건너 가네요. 편집부의 막내 중의 막내라기보다 겨우 아장거리며 쫓아다니는 오리였어요. 선배들 덕분에 많이 배우고 도움받고(맛있는 거 먹고!) 하나둘 해내온 것 같아요. 영상도 점점 레벨업을 하는 게 느껴지셨나요😁 독자분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 편집부에게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