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나눠 먹는 행위에는 공동체를 결속하는 힘이 있습니다. 카페가 상업시설로 분류되지만 상업적 성격만을 띠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카페의 초기 역사는 문화교류와 토론이 이뤄지는 사교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의 카페는 어떻게 카페라는 한정된 공간을 넘어 지역과 사람을 이어나가고 있을까요?
비도심에서 카페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시골 마을에 광장이 있다면: 물볕
설계 승지후(107디자인워크숍 대표)+강민선(국민대학교 교수)
📍경북 경산시 하양읍 무학로 8
"물볕은 비도심의 일상에서 부족한 문화를 채우려 한 건축가와 운영자가 힘을 합치고, 또 지역 주민도 그에 호응하며 새로운 커뮤니티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누군가를 만나는 장소를 넘어, 작업 공간이 되기도 휴식 공간이 되기도 한다. 카페꼼마는 거기서 한발 나아가 문화를 향유하고 생산하는 장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무언가를 경험하는 문화적 행위가 단지 비일상의 장소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기 일상의 자리가 곧 여행의 시작이 될 수 있고 여행 중 길 잃은 시간이 될 수 있으며, 여행지의 한 공간일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카페는 광장 역할을 한다. 광장의 핵심은 여러 사람이 모여 다양한 행위를 하고, 커뮤니티가 일어날 수 있는 장소라는 데 있다. 유럽과 도시 구조가 다른 일본이나 한국에는 광장이 없는데, 일본은 공공건물이 아니더라도 가로의 작은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해 집 앞에 벤치를 놓는다거나, 식물을 잘 가꾼다거나 하는 식의 제스처를 취한다. 이런 것들이 모여 광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체재가 된다. 한국은 그런 문화가 없으니 그 역할을 카페가 대신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