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지나 감각에 의지하기보다는 건물을 구성하는 방식이나 체계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 구성과 체계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의 작업은 혼자 진지하고 유토피아적이다. 근린생활시설은 건물이 커지면서 전용 공간과 공용 공간이 함께 늘어난다. 보통의 근린생활시설은 넓은 공간의 전용 공간 하나가 건물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화장실, 회의실, 탕비실, 창고 등의 서비스 공간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넓은 공간 하나를 만들고 쿨한 척하기보다 분명한 성격의 단위 영역과 변형이 가능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면목동 클로버에서 양규는 공간을 나누는 게임을 시작했다. 흔히 공용 공간으로 사용하는 계단을 세대마다 따로 두어 각각 입구를 다르게 한 것이다. 면목동 클로버를 방문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계단을 오르던 순간이다. 나무를 오르듯 이리저리 꺾인 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위에 깨끗한 벽과 적절한 창문이 나타난다. 그 공간은 땅으로부터 분리된, 마치 나무 둥지 위 새집처럼 안락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양규의 최근작인 터101 빌딩을 공사 중에 여러 번 방문했다. 철골조 건물 현장이라 거푸집과 그 사이로 줄줄 새는 시멘트 국물 때문에 도대체 뭘 하는 중인지 알 수도 없던 다른 현장과는 달리, 투명하게 공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어 양규 없이도 자주 방문했다. 무엇보다도 건물의 원리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다. 이 건물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건물의 유전자라고 할 수 있는 철골구조재의 독특한 형상이다."
캐나다 건축센터(CCA)는 1974년부터 수집한 사진 컬렉션을 바탕으로, 예술 작품이자 기록으로서의 사진이 건축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 연구 프로젝트 ‘문서의 삶—프로젝트로서의 사진’을 선보입니다. 첫 번째 게스트 큐레이터로 초청된 바스 프린센과 스테파노 그라치아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공동 기획해 첫선을 보인 이번 프로젝트를 살펴봅니다.
‘젊은 모색’이 처음 개최된 후로 42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하 과천관)이 개관한 후로 37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나이를 먹듯, 제도와 공간 또한 늙는다. 이 흐름 속에서 큐레이터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정다영(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은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을 통해 큐레토리얼 맥락에서 제도를 매만지고 공간을 보살피고자 합니다.
어제 2023 젊은건축가상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선정된 세 팀 중 아지트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서자민 대표를 '오늘의 건축가' 인터뷰 기사로 SPACE 7월호에서 만나봤었는데요. 18기 학생기자들이 인터뷰 현장을 영상으로도 담았습니다. 곧 발간될 8월호에는 수상자 중 또 다른 한 팀인 모어레스 건축사사무소 김영수 소장과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