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의 과거와 미래 사이에 선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11월호에서는 샘터사옥을 공공일호로,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를 발달장애인 보호 작업장과 복지 복합시설로, 통의동 6번지 근린생활시설을 대우재단사옥 오르비스로 전환한 조재원(공일스튜디오 대표)의 리노베이션 작업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기억의 인수인계'를 거쳐 '가치의 지도'를 제시했던 과정을 단계별로 볼 수 있는데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그의 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와 함께 김수근, 나상진, 이희태, 김중업 등 거장 건축가의 작업을 재탄생시킨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세 리노베이션 작업은 건축가가 개입했던 시간을 지나 각각 다양한 행위자들에 의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건축가는 내비게이터로서 길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 길을 향해 움직이는 것은 건축가가 아니다. 건축은 행위의 결과다. 좋은 건축은 지속적인 실천 속에 만들어진다. 건축가는 보이지 않는 필요와 가치들을 발굴해 자원과 연결하고 마침내 보이게 만드는 협력을 조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작업실이 아닌 사회와 함께 구축한 원탁에서 좋은 건축은 만들어진다.